LESSON 072 / 101 중생대 · 백악기 말

백악기 말 대멸종— 무엇이 죽고 무엇이 살아남았나

멸종은 제비뽑기가 아니었습니다. 누가 죽고 누가 살지에는 분명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6,600만
년 전
중생대의 끝
약 75%
사라진
생물 종 비율
25 kg
육상 생존의
몸무게 상한선
0종
살아남은
비조류 공룡
Q.
오늘의 질문

공룡은 1억 6천만 년 동안 지구를 지배했습니다. 악어는 그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같은 재난을 겪었는데 왜 한쪽만 사라졌을까요?

죽음의 순서THE ORDER OF DEATH

071에서 소행성이 떨어진 그날을 봤습니다. 이번에는 그 다음입니다. 충돌 자체보다 이어진 몇 년이 훨씬 많은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1. 몇 시간 — 열과 불 튀어 오른 파편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떨어지며 하늘을 달굽니다. 충돌 지점에서 수천 km 안쪽은 이 단계에서 끝납니다. 다만 지역적입니다.
  2. 며칠 — 어둠 먼지와 그을음이 햇빛을 가립니다. 낮이 사라집니다.
  3. 몇 달 — 광합성 정지 여기가 진짜 살상 구간입니다. 식물과 식물성 플랑크톤이 멈추면 먹이사슬이 아래에서부터 무너집니다.
  4. 몇 년 — 굶주림 큰 초식동물이 먼저 쓰러지고, 그들을 먹던 포식자가 뒤따릅니다. 몸집이 클수록 하루에 필요한 먹이가 많습니다.
  5. 수천 년 — 회복 햇빛이 돌아오고 양치식물이 먼저 땅을 덮습니다. 이 시기 지층에는 고사리 홀씨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옵니다.
고사리 급증

대멸종 경계층 바로 위에서 고사리 홀씨 비율이 갑자기 치솟는 현상을 고사리 스파이크라고 부릅니다. 고사리는 화산 폭발이나 산불 뒤 맨땅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식물입니다.

즉 이 지층은 "이곳의 숲이 통째로 사라지고 맨땅부터 다시 시작했다"는 기록입니다. 화석이 남기는 건 죽음만이 아니라 회복의 순서이기도 합니다.

생존을 가른 다섯 가지 조건WHAT DECIDED SURVIVAL

사라진 것과 살아남은 것을 나란히 놓으면 규칙이 보입니다.

조건살아남은 쪽사라진 쪽
몸집 대체로 25 kg 미만 — 작을수록 적게 먹고 오래 버틴다 대형 공룡, 익룡, 대형 해양 파충류
먹이 폭 잡식·부식성 — 무엇이든 먹는다 특정 식물·특정 먹이에 의존한 종
은신처 굴, 물속, 나무 구멍 — 열과 추위를 피할 곳 지표에 그대로 노출된 대형 동물
대사 느리게 살거나 오래 굶을 수 있는 몸 항상 많이 먹어야 하는 활동적 대형 동물
휴면 능력 씨앗·홀씨·알로 몇 년을 기다릴 수 있는 생물 기다릴 수단이 없는 생물

다섯 조건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먹이 없이 어둠 속에서 몇 년을 버틸 수 있었는가. 강한 것이 아니라 적게 필요한 것이 살아남았습니다.

그래서 악어는 살고 공룡은 죽었다

도입부 질문의 답입니다. 악어는 물속에 살고, 대사가 느려 1년 가까이 굶을 수 있으며, 죽은 고기도 먹습니다. 다섯 조건 중 넷을 만족합니다.

반면 티라노사우루스는 매일 상당한 양의 고기가 필요했고, 그 고기는 초식 공룡에게서 왔고, 초식 공룡은 식물에게서 왔습니다. 사슬의 맨 위에 있다는 것은 가장 먼저 굶는다는 뜻입니다.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다DINOSAURS DID NOT DIE OUT

교과서보다 한 걸음

"공룡이 멸종했다"는 표현은 절반만 맞습니다. 조류는 수각류 공룡의 한 갈래입니다. 분류학적으로 새는 공룡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비조류 공룡(non-avian dinosaurs)이 멸종했고, 조류 공룡은 살아남았습니다. 지금 지구에 사는 조류는 약 1만 종으로, 포유류(약 6천 종)보다 많습니다. 창밖의 참새가 그 증거입니다.

그런데 새라고 다 살아남은 것도 아닙니다. 백악기에는 이빨을 가진 새, 날지 못하는 바닷새 등 여러 계통이 있었지만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살아남은 것은 주로 땅에서 살고 씨앗을 먹던 작은 새들이었습니다.

여기서도 같은 규칙이 작동합니다. 나무에 의존하던 새는 숲이 사라지자 함께 사라졌고, 땅바닥의 씨앗을 먹던 새는 씨앗이 몇 년을 기다려 준 덕에 버텼습니다.

바다에서 벌어진 일IN THE SEA

바다의 피해는 육지보다 컸습니다. 이유는 먹이사슬의 바닥이 더 얇기 때문입니다.

육지에서 굴을 판 동물이 유리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원리입니다. 햇빛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유리했습니다.

빈자리가 만든 세계THE WORLD THAT FOLLOWED

포유류는 이미 1억 년 넘게 존재했습니다. 다만 대부분 쥐만 한 크기로, 공룡이 차지한 자리의 틈에서 밤에 활동하며 버티고 있었습니다.

공룡이 사라지자 커다란 초식동물 자리, 대형 포식자 자리가 통째로 비었습니다. 포유류는 불과 1천만 년 만에 그 자리를 채우며 몸집을 키웁니다. 고래의 조상이 바다로 들어가는 것도, 영장류가 갈라져 나오는 것도 이 시기의 일입니다.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6,600만 년 전 그 소행성에 있습니다. 충돌이 없었다면 포유류는 아직도 공룡의 발밑에 있었을지 모릅니다.

교육과정 연계CURRICULUM

과목·영역이 레슨과의 연결성취기준
중학교 과학 — 생물다양성 생물다양성이 왜 중요한지. 다양성이 넓을수록 재난에서 일부라도 살아남을 확률이 커진다 [9과02-05]
통합과학2 — 생태계 평형 먹이 관계와 생태 피라미드. 생산자가 멈췄을 때 위쪽부터 무너지는 과정의 실제 기록 [10통과2-02-02]
통합과학2 — 지질시대와 생물다양성 환경 변화가 생물다양성을 바꾼 사례. 멸종 이후 포유류의 폭발적 방산 [10통과2-01-01]
지구과학 — 지질시대와 화석 중생대와 신생대를 가르는 기준. 고사리 스파이크처럼 화석이 회복 과정까지 기록하는 방식 [12지구02-02]

심화 & 사고력 포인트GOING DEEPER

교과서를 넘어서는 지점

이 회차가 길러 주는 사고력

관련 영상VIDEO

생각해보기THINK ABOUT IT

Q1

생존 조건 다섯 가지를 지금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들에 대입해 보세요. 호랑이·북극곰·코뿔소는 몇 개나 만족할까요? 6,600만 년 전의 규칙이 지금도 통한다면, 그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Q2

바다에서 심해 생물이 오히려 유리했던 이유와, 육지에서 굴을 판 동물이 유리했던 이유는 결국 같은 원리입니다. 그 원리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세요.

Q3

"공룡은 멸종했다"와 "비조류 공룡이 멸종했다"는 사실상 다른 주장입니다. 전자가 여전히 널리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학적으로 부정확한 표현이 사회에 남아 있는 다른 예를 하나 찾아보세요.

정리 퀴즈QUIZ

참고 자료REFERENCES

이 글은 위 자료들을 확인해 직접 작성한 것입니다. 특정 저작물의 문장을 옮기거나 요약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관계에 오류가 있다면 알려주세요.